추억은 … … 일상

10년전 인도여행을 하다가, 바라나시에서 인연을 맺은 책이있었다.
사고하기 싫었고, 현실을 보고 싶지 않았으며, 낯선곳을 원하면서도 익숙함과 편안함에 안주하고 싶었던 여러길로 나뉜 감정을 안고 있을때였다.

무척 많은 권수로 나뉜 대하소설이였기에 많은 날을 책 읽는 시간으로만 허비하다가 결국은 스리랑카에서 남인도로 입국하겠다는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그 곳을 떠나야만 했을 때, 중간에 책을 덮어야만 했던 안타까움과 아쉬움들은 그 후 계속된 여행과 모든 것이 바뀐 새로운 곳에서의 새로운 시작등으로 자연스레 기억 한켠으로 물러나게 되었다.

강산이 한번 쯤은 바뀐다는 세월이 흐르고,
우연한 기회에 다시 이 책을 마주하게 되었으나, 오랜 시간 선듯 책장이 넘어가질 않더라.

또 우연한 기회에 책장 몇장을 넘겨 읽었는데,
그 곳에는 분명 100여년 훨씬 전의 조선이 그려져 있건만, 잡념은 나를 11년 전의 다람살라의 소나무숲 공터에 세워두고 말았다.

"얼마 되지 않아 달은 솟을 것이다.
하얀 가르마 같은 소나무사이 오솔길에 달이 비칠 것이다."

추억은,…
무방비 상태의 나를 공격하고, 아프게 하면서, 기억해 줘 고맙다며 눈물흘리기도하며, 가슴을 어루만져주기도한다.
불쑥…
메말라가며 신음하는 현실에 여러가지 마음으로 한번에 다가와 허를 찌른다, 추억은.

추억은… 아프다…

못난이 만두 oder 아빠와 딸의 만두 먹거리 여행

이번 추석엔 내가 아파서 조용히... 그야말로 '타국에서의 추석' 답게 조용히 지나갔다.
그리고... 일주일 넘게 혹하게 아프고 나니,
이제서야 꼼지락 꼼지락 거릴 힘이 생겼나 보다.

치즈카스테라도 만들어놓고,
소꼬리찜 준비도 해놓고,
생전 처음 맛간장을 만들어 놓고,
게다가... 오후 4시쯤 되니 왠걸.. 만두를 만들고 싶어지더라.
보통은 만두가 먹고 싶어지는데, 이게 몇년만에 찾아온 '만두를 만들고 싶어' 인지...

한국 밖에 나와서 두번째로 만들어보는 수제만두!
이번엔 순수 야채만 넣었다.
만두피도 아주 얇게... 얇게... 얇게 밀어서...
(한국슈퍼에서 배달안해주는 시골에 살다 보니 이런건 이제 해먹야하는 구나....)

만두...!
일이 얼마나 많던가!
속 만들어놓고, 피 반죽에, 밀기까지...
그게 끝이 아니다..
그것만 하면 매 주 해먹겠다.
근데..! 만두 빚는 것!!
난 만두 빚는게 너무 싫다.
사실... 시간이 느무 오래 걸려서 어깨도 아프고, 날개죽지도 아프고 등도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나중엔 무릎도 아프고..
노동이 그런 노동이 없다.

산아래 옆 동네 사는 중국인 아줌니는 어쩜 그리 뚝딱뚝딱 왕 만두에 스프링롤까지 후다닥 잘도 만드는지..
(게다가 아줌니 살림 체질도 아니더만..)

그리하야..!
만두 속 준비하면서 부터 쉬고 있는 냄푠을 불러 세뇌를 시키기 시작했다.

'만두 빚어야 하는데 좀있다가 같이 좀 빚어요~'

'만두 빚어야 하는데...'

'만두 빚어야 하는데...'

혼자 만두 빚는 것 자체를 무서워하는 걸 감지한건지,
아직도 아픈 사람이 아침부터 쉬지 않고 주방에서 이것저것 만드는 것에 곧 폭발하지 않을까 눈치 챈것인지..
아니지! 이런 분위기에서 살아남는 법을 본능적으로 직감한 것이였다!
냄푠...! 막상 만두 빚을때 되니 군소리 없이 나와서 잘 빚더군.
마침 샤워를 마치고 나온 딸래미를 불러다가 만두를 빚게 만들었다.
이제 초등 2학년이 된 딸래미...
나름 최선을 다해 만들더라.
아빠껀 너무 못생겨서 맛이 없을거라는 둥,
본인의 도구를 빌려줘야 겠다는 둥..
세 식구가 한 줄로 나란히 서서,
엄마는 만두피를 밀고,
딸과 아빠는 처음 빚는 만두를 놓고 누가 더 이쁘게 빚었는지, 누구 만두는 왕만두인지, 누구 만두는 새끼 만두인지,
어떻게 빚어야 예쁘게 나오는 건지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더라.
참을성 전혀 없는 냄푠이.. 어쩐일로 참을성 있게 만두를 빚나 싶더니 시간이 지나며 딸의 것 보다 못생긴 만두들만 속출하자 결국은 크기로 승부수를 띄우더라.
생의 첫 만두는,
결코 쉽지 않더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만두속도 조금씩 집어 먹으며..
추석이 1주일 전이였지만,
우리집은 이렇게 작은 추석을 지낸 것 같다.
만두 빚다가 남은 속으로는 전도 붙여 먹고.. ^^
붙여놓은 전을 몰래 맛 보던 냄푠과 눈이 딱 마주쳤는데!
눈에 하트가 뿅뿅 생기고 입이 귀에 걸리는 모습을 보니 냄푠이 할 말을 다~~ 알것 같더라.

냄푠/ 나 동시에 : 너~~무~~ 맛있다~~~~!!!!
나 : 나도 알아~~ 그러니까 집어 먹지좀 마시지요~~~

만두 다~~ 빚고 요리는 엄마에게 넘기고, 식탁 준비를 하던 딸이 우리의 대화를 듣더니 쪼로로로록 달려오며 항의한다.

딸 : 왜 엄마 아빠만 맛봐~~~!!

비록, 생긴것은 못 났지만,
온 가족이 함께 만든 만두는 너무 맛있었다. ^^
만두 속으로 붙인 전도 너무 너무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요즘은 야채를 안 먹으려고만 하는 딸도 욕심을 내며 잘 먹더라.
죽어도 먹기 싫은, 호박, 버섯이 들어갔는데도 얼마나 잘 먹던지..
야채가 싫었던게 아니라, 내 음식에 들어간 야채가 싫었었나 보다.... OTL .......



들어간 것들 :::
애호박, 버섯, 당근, 파, 양배추, 양파, 당면, 마늘

양배추는 삶은 후에 잘게 갈고,
애호박, 버섯, 당근, 양파는 잘게 간 후에 각각 기름에 볶았다.
익힌 야채들과 잘게 썬 파를 한 곳에 담에 소금과 후추로간을 하고, 다진 마늘을 넣어서 섞어주면 만두 속은 준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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